노화 아닌 질병으로
건강검진 결과지를 펼칠 때마다 근육량 수치부터 본다. 40대 이후 주변 친구들, 직장 선후배들과 대화하다 보면 “요즘 자꾸 힘이 떨어진다”, “예전처럼 안 되네” 같은 한숨이 나온다. 처음엔 그저 나이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진 결과에 ‘근감소증(Sarcopenia)’ 같은 단어가 적혀 있으면 괜히 마음이 철렁해진다. 운동 부족? 영양 부족? 아니면 이미 질병 상태? 헷갈리는 분들이 많을 거다. 이번엔 근감소증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떻게 대비하는지 알아봤다.

근감소증(Sarcopenia)은 노화에 따라 근육량이 줄고 근력과 신체 기능이 함께 떨어지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공식 질병으로 인정하며 질병코드를 부여했고, 국내도 2021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을 통해 질병코드가 등재됐다. “단순 노화다”라고만 생각하던 근육 감소가 이제 의료 기관에서 질병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뜻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자료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을 경우 당뇨, 심혈관질환, 낙상,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한의사협회지(2024)에서는 이런 합병증 위험 때문에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뛰어든 이유

근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오랫동안 공백 지대로 불려왔다. 한국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관련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26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6.1% 성장해 47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는 크지만 글로벌 빅파마들도 잇따라 개발에 실패했고, 전 세계적으로 정식 승인된 치료제는 아직 없다. 기존 신약 개발은 평균 10~15년, 약 26억 달러 수준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바이오마커 리서치, 2025), AI 플랫폼은 후보물질 탐색과 약물성 평가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것이 최근 국내외 제약사들이 AI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다.
세계 최초 임상 착수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 온코크로스는 AI 플랫폼 ‘랩터AI(RAPTOR AI)’로 발굴한 근감소증 후보물질 ‘OC514’의 글로벌 임상 1상을 호주에서 착수했다. 회사 측은 AI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뒤 임상시험까지 진행하는 세계 최초의 근감소증 치료제라고 밝혔다. 이 물질은 기존 두 약물을 혼합해 새로운 적응증으로 개발하는 복합제로, 암 환자 동반 근감소증과 노인성 근감소증 동물모델에서 효능이 확인됐다고 알려져 있다. 임상 1상은 안전성과 용량을 확인하는 단계로, 통상 1~2년 소요되며 긍정 결과가 나오면 2상 진입까지 2~3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개발 현황

온코크로스 외에도 여러 국내 기업들이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KSB튜젠은 식약처로부터 ‘KSB-10301’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환자 투약을 진행 중이고, 동아에스티는 혁신신약 ‘DA-4210’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데이지(DAISY)’와 ‘다비드(DAVID)’를 구축해 후보물질 탐색부터 약물성 평가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주관 ‘2025년도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 모델개발 사업’ 공동 연구기관으로도 선정됐다. 국내 신약 개발 역량이 점차 국제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예방
신약 개발이 활발하지만 현재까지 정식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만큼, 운동과 영양 관리가 가장 자주 권장된다. AWGS2(아시아태평양 고령화 작업 그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종아리 둘레가 남성 34cm, 여성 33cm 미만이거나 SARC-F 설문에서 4점 이상이면 추가 평가를 권고한다. 아시아 기준으로 악력이 남성 26kg, 여성 17kg 이하면 근력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대한의사협회지, 2024). 분당서울대병원과 대한노년의학회 자료에서는 저항성 운동(주 2~3회, 30분 이상)과 함께 류신(류신 함량 높은 단백질 식재: 계란, 두부, 생선, 소고기 등) 함량이 높은 단백질을 매 끼니 25~30g 내외 챙기는 것이 근육 유지에 효과적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은 젊은 층보다 같은 양의 단백질에 반응이 떨어지므로 의도적으로 더 챙기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가 상담이 먼저
AI 신약 개발이 근감소증 치료의 새 판을 열어가고 있지만, 정식 승인 치료제가 없는 지금은 자의적 판단보다 전문의 상담을 통한 정확한 평가가 우선이다. 종아리 둘레, 악력, 신체 기능 평가를 종합하는 의료기관 검진을 통해 본인의 근감소증 진행 단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처방은 가까운 의료기관·전문의 상담을 권장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본인 건강 상태에 맞는 정확한 사항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여러분은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어떤 운동이나 식단을 챙기고 계신가요? 비슷한 정보나 경험담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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